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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BOOK | 실낙원 (존 밀턴)

최영신 담임목사
17세기 영국 사회에서는 ‘돈과 노동’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른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성도들에게 큰 시험이자 영적인 도전이 되었습니다. 돈은 마치 우상처럼 숭배되었고, 사람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여겨지는 시대였습니다.
로마 가톨릭에 대한 실망과 반발 속에서 영국 성공회가 탄생했지만, 청교도들에게는 성공회가 여전히 로마 카톨릭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교회로 보였습니다.
청교도들은 의회를 지지하며 공화정을 추구했지만, 성공회는 왕정을 지지하며 왕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청교도이자 시인이자 정치가이며 신학자였던 존 밀턴은 ‘돈과 노동’으로 인해 인간성이 상실되고, 공화정에서 다시 왕정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우상숭배와 세속화의 결과로 여겼습니다.
존 밀턴은 당대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창세기 에덴동산 이야기를 단순히 성경의 이야기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를 17세기 영국의 정치와 종교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인간이 선과 악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쉽게 악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며, 밀턴은 성경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의 문제를 비판하고 싶어 했습니다.
밀턴은 사단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해 타락시킨 것처럼 오늘날에도 정치나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런 경고를 통해 성도들에게 지금의 문제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하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존 밀턴은 여러 책을 썼지만,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글쓰기와 풍부한 경험은 「실낙원」이라는 대서사시를 탄생시켰고, 이 작품은 영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존 밀턴의 해박한 지식과 성경, 거룩한 상상력이 결합되어 쓴 「실낙원」은 창세기의 에덴 동산 이야기로 시작하여 구속사적 관점에서 아담부터 예수 그리스도, 나아가 요한계시록의 회복과 소망의 이야기를 엮은 대작입니다. 세계 기독교 고전 중 손꼽히는 「실낙원」을 두바이한인교회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책이 다소 두껍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그 재미와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