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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나를 꺾으신 주님

류하람 학생 (청소년부)
안녕하세요. 올해 졸업하는 류하람입니다. 우선 약 14년 동안 이 나라에서 무사히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유치부 시절부터 두바이한인교회에 몸담으며 정말 많은 경험을 했는데, 그 모든 순간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인도하신 길임을 이렇게 글로써 고백할 수 있음에 다시 감사합니다.
저는 현재 감사하게도 청소년부 찬양팀 사역을 맡고 있고, 또 여러 성도와 교제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 누리는 모든 것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저는 사회에서 도태된 사람이었습니다. 팬데믹에 의해 학교나 교회를 가지 못해 사람들과 교제도 못 할뿐더러, 연락처에는 가족들밖에 없어 외톨이였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회피하는 성격을 가졌던 저에겐 숨기 좋은 핑계만 됐고, 스스로를 숨기며 혼자 대인기피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제 스스로를 포기하게 됐지만 되려 그 시간이 하나님이 일하시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찬양팀 부장 선생님이기도 했던 저의 교회 반 선생님을 저에게 보내주셔서 의기소침해 있던 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격려해주셨고, 동시에 교회에 여러 친구를 보내주셔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친구 하나 없던 저에게 많은 인연을 보내주시며 구제해주신 것만으로도 항상 감사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자존감이 회복되자 저는 자만함에 빠지게 됐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받은 은혜와 사랑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했고, 겸손함은 잊은 채 거만함에 빠지게 되어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고 다투기도 했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상실감과 죄책감 때문에 무기력하게 지내기 시작했는데, 다시 제 스스로의 힘이 사라지니 하나님이 일하시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은 다름 아닌 아웃리치였습니다. 저에게 아웃리치란 저의 신앙의 기틀을 만들어준 너무나도 특별한 경험인데, 아웃리치를 준비하기 위해 갔던 기도회에서부터 선교지까지 매 순간이 저에겐 꿈만 같았습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얻는 위로를 그때 처음 경험했고, 선교지에서 팀원들, 그리고 현지인들과 교제하면서 얻은 행복감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우간다 아웃리치를 통해 ‘하나님이 천국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보여주시는구나’라고 느꼈을 정도로 세상의 것으론 절대 받지 못할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아웃리치에서 아침에 조별로 나눔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같은 조원이 했던 말이 특별히 기억납니다. “지난 수련회에서 목사님이 주님께서 우리를 꺾으시는 순간이 있다고 했었는데, 아웃리치를 힘들게 준비하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다시 고난을 마주하자 이 말이 딱 생각났습니다. 제게 찾아온 시련은 하나님이 저를 미워해서 주신 벌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 스스로 높이 올라가려 앞도 보지 않은 채 걷다가 넘어진 것이었죠. 어느 순간 모든 행복이 무너지고 광야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면 그게 바로 하나님이 저를 꺾으시는 순간인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당장 너무 지치고 힘든 광야 속에서 하나님은 순종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주셨고, 가장 힘든 순간 속에서 우리의 삶 너머에 있는 영원한 소망에 대해 꿈꾸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꺾으시는 순간이 너무 두렵습니다. 너무너무 힘들거든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가장 낮은 자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품어야 할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가 가져야 할 소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겁니다. 다시 한번 주님이 뜻하신 대로 저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고난은 너무 힘들어요, 하나님!)
사실 제가 가장 감사하는 것들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사람들입니다. 가끔은 교회에서 절 반겨주시는 어른들이 보고 싶어서 갈 때도 있을 정도로 항상 웃어주시고 챙겨주시는 수많은 선생님, 목회자분들, 어른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정말 많이 사랑받았다고 느꼈어요.
특별히 제가 너무 많은 빚을 진 찬양팀 선생님들… 제가 몰래 제2의 아버지와 제2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정말 감사한 분들인데, 진짜 참된 어른이 무엇인지 많이 배웠습니다. 그동안 얻어탄 차편과 얻어먹은 일용할 양식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찬양팀원들을 빼놓을 수가 없죠. 가장 많은 추억을 쌓았던 친구들이자 동역자이고 크고 작은 갈등과 문제들을 다 같이 겪고 나니 진짜 정이 너무 많이 든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한 명 한 명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그들은 알까요?
지나고 보니 인생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저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여러분과 함께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