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나 권사 (주메이라)
2000년, 두바이를 향해 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 지인분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바이는 늪과 같은 곳이라, 한 번 오면 떠나기 쉽지 않아요.”
그 말처럼 저는 2000년 12월 UAE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아즈만에서 4년, 샤르자에서 6년, 그리고 두바이에서 16년…
어느덧 26년째,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9년, 새로 부임하신 최영신 담임목사님과 이란 10년, 두바이 24년의 삶을 살아오시며 심방 스케줄을 탁월하게 섬기시는 양선영 전도사님과 함께 저도 심방팀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여러 지역에 살아본 경험으로 길을 잘 찾고 운전으로 섬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자칭 ‘심방 삼총사’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소풍 같은 심방길을 통해 만난 새가족들은 너무나 따뜻하게 저희를 환대해 주셨고, 삶 속에서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들려주셨습니다. 새가족들이 이 땅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먼저 이 땅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작은 생활의 지혜를 나누고 돌아설 때면 그분들의 얼굴에는 안도와 감사가 함께 묻어났습니다.
어느 날은 푸자이라, 라스 알 카이마, 그리고 두바이까지 하루에 세 곳의 심방 일정이 잡히기도 했습니다. UAE의 일곱 토후국 중 여섯 곳을 하루에 밟으며 다녀온 그날, 차 안에서는 각 가정에서 들려주셨던 하나님 이야기를 되새기며 피곤함조차 느끼지 못하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푸자이라의 한 가정에서는 어린 두 아들을 키우며 코로나 시기를 지나던 중, 오랜만에 만난 한국 사람들이라며 그리웠던 한국말을 쏟아내듯 나누셨습니다. 하지만 돌아설 때는 눈가가 붉어진 채 “또 오세요”를 반복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가정을 외딴곳에 홀로 두신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새벽기도로 그들의 삶을 채우시고 함께할 동역자도 붙여주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 땅에 우리를 부르셨을까요?” — 이 질문은 새가족들이 목사님께 가장 많이 드리는 질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그 답을 알 수 없지만, 이 땅을 떠나는 어느 날,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모든 여정을 돌아보며 그 답을 깨닫고 귀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새가족위원회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저녁 8시 30분, ZOOM을 통해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함께 기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 또한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라 믿습니다.
“새가족들이 물밀듯이 오게 해주세요.
이 땅에 잘 정착하게 해주세요.
자녀들이 이곳에 ‘따라온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신 존재임을 알게 해주세요.”
두바이가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는 땅이 되기를 소망하며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회는 마치 느헤미야가 성벽을 재건했듯,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영적 성벽을 쌓아가는 시간입니다.
새가족들을 맞이하고 지키는, 참으로 귀한 자리입니다. 어느덧 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먹이시고 입히시며, 광야에서도 신발이 해지지 않게 하셨듯 우리의 삶도 지켜주셨습니다. 소풍 같은 심방길을 통해 일곱 토후국을 누비게 하시고, 한 영혼, 한 영혼을 만나게 하신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이전에는 전도를 통해 오신 분들, 혹은 이웃의 권유로 교회에 오신 분들이 많았다면, 코로나를 지나고 지금은 이미 믿음 안에서 훈련된 분들이 등록하시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교회로서는 든든한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그 한 영혼’을 만나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이제는 회사에서, 학교에서, 쇼핑몰에서 만나는 그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손 내밀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마태복음 28:19-20)
앞으로의 심방길도 여전히 소풍처럼, 그러나 더 깊은 사명으로 걸어가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