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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조은철 집사 (사역위원회 관리위원장)
2024년 말씀 카드를 통해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이사야 43:19)
그리고 그해 4월, 아랍에미리트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어느날 친구가 인스타그램 링크를 보내줬는데, 놀랍게도 비로 인해 UAE의 한 사막에 강물이 흐르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었습니다. 그 영상을 보며 제 마음 속에 깊은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말씀이 UAE에 있는 동안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이고, 믿음이 작은 나를 위해 이 광경을 실제로 보여주신 것이구나”
그리고 저는 전심으로 이 말씀을 붙들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직장과 사역의 자리에서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사막과 같은 상황 중에, 하나님께서 어김없이 단비와 같은 도움을 주시고 저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보호자요 공급자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던 중, 저는 이 땅의 예배 역시 마치 사막 가운데 흐르는 강과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적으로 메마른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오아시스 같은 교회를 허락하셔서 지친 영혼들이 생명수를 마시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하십니다. 중동 한복판에서 드려지는 우리의 예배는, 메마른 땅 위를 흐르는 강물처럼, 이 땅의 영혼들을 적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를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사막에 강을 내시는 기적을 계속 보여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 중동 땅에서 마음껏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님을 날마다 깨닫습니다. 무슬림의 땅에서 함께 모여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그래서 더더욱, 이 귀한 예배의 자리가 지속되도록 돕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우리 교회를 사용하실 것을 믿습니다.
현재 저는 교회 사역위원회에서 관리위원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역할은 이 은혜의 자리를 지키고 이어가는 사명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사모하며 날마다 그 은혜를 경험하게 되는 자리임을 고백합니다.
2024년, 두바이에 부임한 지 1년이 조금 지났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 조심스럽게, “혹시 시간이 괜찮으면 성전 임차료 납부를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그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알지 못했지만, 교회를 돕는 일이라 생각하고 선뜻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의 수락이 저를 지금 섬기고 있는 이 자리로 이끄는 시작이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관리위원회는 성전, 사택, 교회 차량, 버스 임차 등 교회의 여러 시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전 임차의 경우, 두바이에서는 예배 공간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저희가 알바샤 성전에서 차세대 예배 공간까지 별도로 확보하여 아이들을 믿음 안에서 양육할 수 있게 된 것도 정말 큰 은혜입니다.
하지만 좋은 환경일수록 당연히 임차료도 높고, 고정비로 나가는 재정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관리위원장 부임 이후 교회 재정은 적자였고, 가장 큰 지출 중 하나가 바로 임차료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예배와 교육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고,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자리로 인도해주시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라” (고린도후서 12:10)
이 말씀처럼, 저의 연약함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강하심을 더욱 깊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가 되시기에,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을 믿고 오늘도 의지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제게 맡겨주신 역할을 감당하면서, 중동 땅에서 예수님을 믿고 함께 예배드리는 분들과 동역하며 교제할 수 있었던 것도 참 큰 은혜였습니다.
콥틱교회 초대로 함께한 식사교제 후
저희가 예배드리고 있는 버두바이 성전은 Holy Trinity Church(영국 성공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옆에 있는 콥틱교회와도 정기적으로 교류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또한 Ras Al Khaimah에서는 성도들이 Evangelical Church Center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종교적인 제약이 많은 UAE 땅에서, 예수님 안에서 한 가족이 된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예배드리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님의 기적이며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로 교제하며 동역할 수 있는 것도 저에게는 정말 큰 축복입니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예배하고 교제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정말로 하나님의 큰 은혜임을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하나님, 우리의 지경을 넓혀주시고, 이 교회를 하나님의 나라 확장의 통로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광야 같은 이 땅에서도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땅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하나님을 마음껏 예배할 수 있는 은혜의 환경이 허락되도록
다음세대가 믿음 안에서 잘 자라날 수 있도록, 양육할 공간과 여건이 지속적으로 마련되도록
우리 교회가 이 땅 가운데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영적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장기적으로 고정 지출이 지혜롭게 관리되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사역에 더욱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또한 하나님의 때에, 두바이에서 자립적인 성전 건축의 길이 열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