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신 목사
샬롬~ 이 매거진이 발행될 즈음이면 제가 고별 설교를 하고 난 이후이겠네요. 저는 두바이한인교회에 오기 전, 인생의 참 어두운 시절을 보냈었는데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UAE 땅을 밟게 되었고 다양한 면에서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주님의 은혜를 찬양하며, 교역자님들과 성도님들이 베푸신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고별 설교 때 제가 DKC에 오게 된 배경에 대해 나눴으니, 이 글에서는 앞으로의 계획을 주로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올 9월, 미국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 시에 있는 Union Presbyterian Seminary에 신약학 석사 과정(Th.M)으로 입학하여 공부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누가복음 23장과 사무엘상 25장의 상호본문성 연구를 통해 <새 다윗 예수님과 그 신부로서의 교회>라는 주제로 논문을 쓰기 원합니다.
일전에 새벽기도회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신구약 성경의 모든 본문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해석하려고 합니다. 아래 성경 말씀들은 그러한 믿음과 실천을 지향하게 한 핵심 구절들입니다.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눅24:27)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 (요5:39)
아멘. 위의 말씀들은 모든 성경 본문이 예수님과 관련되며 궁극적으로 예수님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시 말해, 주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 전체의 주인공이시며, 기독교의 영생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하는 사복음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복음서 연구를 통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더 알아가고, 그렇게 만난 예수님을 교회와 세상에 잘 전하고자 하는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특별히 저는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의 대부분이 ‘이야기’(Narrative)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성경의 진리는 철학적 명제나 도덕적 원리 등 잘 정리된 정보 형태로 주어지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 역사에 개입하시고 당신의 백성들을 이끌어 가신 구체적인 이야기 형태로 전달되었습니다. 이야기는 곧 세계관이며, 어떤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듣고 묵상할 때 그 방향으로 개인의 성품과 공동체의 핵심 가치가 형성된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 세상은 욕망, 경쟁, 과시, 성공이라는 이야기를 따라 사람을 형성한다면, 교회는 예수의 자기 비움, 사랑, 용서, 섬김, 정의, 화합의 이야기 안에서 새로운 인간을 빚어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 공동체가 되겠습니다.
바라기는 저의 학업 여정이 결국 목회 현장에 기여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저는 학문 그 자체를 위한 성서학이 아니라, 교회를 위한 성서학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복음서의 재발견을 통해 교회들이 회복되고 부흥하기를 갈망하고요. 언젠가 이 땅에 복음서 이야기를 적실하게 구현하는 교회들이 세워지게 될 날을 꿈꿉니다. 성도들이 예수님 이야기 속에 깊이 잠기고, 그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돌보고,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노래하는 모습이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울까요?
부족한 종이 성령의 조명하심을 의지하여 끝까지 학업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나아가 학업의 열매로서 세상과 다른 대안적 신앙 공동체를 이뤄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거리는 멀어지지만 주님 안에서 한 몸인 두바이한인교회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유니온 장로교 신학교의 전경 및 도서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