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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하나님이 예비하신 믿음의 공동체

이재석 · 이영민 집사 (새가족)
이곳 두바이에서 온 가족이 모두 모이게 되었을 때는 무더위가 가장 심했던 7월 말이었습니다. 도착 후 바로 다음 날 이사를 진행하고 정신없이 정리를 하면서 어수선한 상태로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8월에는 담임목사님도 휴가 중이시고, 어린이 예배도 진행되지 않아 함께 통합 예배를 드리니 7살 아들 샘이는 힘들어했고, 저희도 온전히 예배에 집중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잠깐 헤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하나 되게 하시고, 이곳 머나먼 두바이 땅에서 예배의 자리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눈물의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너무 뜨거우니 오히려 현실감이 없어서 덥다 덥다 할 겨를도 없이 정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하나하나 진행해 가면서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9월이 되면서 드디어 셀에도 배정이 되어 셀 식구들을 만나고, 아이도 주일학교 초년부 예배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가족 양육도 받게 되었습니다. 안진우 집사님, 김현희 권사님께서 새가족 양육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저희 가정과 강동훈, 김인경 성도님 가정도 함께 양육으로 모여 삶과 믿음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모임을 가질 때마다 두 분께서 이곳에 믿음의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고 전해주시려는 그 마음이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비록 두 번의 만남이었지만 하나님 안에서 만나니 몇 년을 알고 지냈던 것처럼 친밀하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가족 양육을 통해 100명이 모이면 100개의 사연이 있을 만큼 누구나 이런저런 다양한 계기로 이 먼 중동 땅까지 오게 되었을 테지만, 오직 한 분이신 하나님께서 그분의 계획과 이유로 이곳에 우리 모두를 불러 모으셨다는 사실이 더욱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모니8 셀에서 만난 셀 식구들 역시 마찬가지로 더없이 친밀하고 귀한 섬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이미 가정에서의 소모임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지만, 저희는 계속 참여해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이렇게 가정에서 모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익숙하고 더없이 편한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새가족 양육과 셀 모임을 통해 믿음의 공동체가 신앙생활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이곳이지만 믿음 안에서 만난 우리는 너무나 가깝고 소중한 가족임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믿음의 지체들과 함께하니 이제야 비로소 두바이한인교회에 진짜 일원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귀한 만남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두바이한인교회에 와서 처음 받은 인상은 참 눈물이 많은 교회라는 것입니다. 목사님도, 성도들도 찬양을 드리며, 말씀을 전하시며, 기도드리는 가운데 흘리는 절절한 눈물을 보았습니다. 비록 당장의 어려움과 고통 가운데 흘리는 눈물이 있을지라도 결국 마지막 순간에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작은 돌로 지어갈 은혜의 집을 소망합니다.”

지난 5월 두바이에 도착했을 때, 저에게 이곳은 정말 낯선 땅이었습니다. 가족 없이 홀로 석 달을 지내면서 제 하루는 일터와 집을 오가는 반복적인 생활로 채워졌습니다. 7월 말, 가족이 두바이에 합류하고, 주일마다 두바이한인교회에 함께 출석하게 되면서 비로소 이곳에서의 삶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목사님과 교역자분들이 직접 찾아와 주셔서 새가족 심방을 해 주시고, 2주간의 새가족 양육 과정을 통해 교회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저희 가정에 큰 은혜이자 위로가 되었습니다. 또한 셀에 속하게 되면서 믿음의 공동체 안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각 가정이 이 땅에 오게 된 사연은 다 다르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모든 걸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분명한 계획과 이유로 이곳으로 불러주셨음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이 참 놀랍고, 또 앞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이루실 일들이 기대됩니다.
어느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남편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두바이한인교회는 눈물이 많은 교회인 것 같아. 그런데 그게 참 좋아. 우리의 예배에 눈물이 사라진다면, 그때야말로 진정으로 주님 앞에서 우리의 믿음을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라고요. 그 말에 깊이 공감이 갔습니다. 주님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아픔과 고통의 눈물이 될 때도 있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결국 그 눈물을 감사와 기쁨을 바꾸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저희 가정은 아들 ‘샘이’의 이름처럼,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라는 말씀의 소망을 품고 이 땅 두바이에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낯설고 물이 귀한 사막 같은 삶의 자리에서도, 하나님께서 넘치는 은혜의 샘을 터뜨려 주실 것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 믿음 가운데, 이곳에서 좋은 교회와 믿음의 지체들을 만나게 하신 것은 가장 큰 은혜 중 하나입니다.
새가족 양육을 섬겨주신 권사님과 집사님, 또 따뜻하게 맞아주신 셀장님과 셀 식구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저희 삶의 시작과 끝, 지금도 앞으로도 늘 동행하시는 예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DKC 공동체를 통해 저희 가정을 더 빚어가시고, 저희 또한 작은 돌처럼 쓰임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DKC25 새가족환영회 (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