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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말씀으로 열린 믿음의

남기숙 성도 (그린스1)
“당신은 하나님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저는 항상 침묵하거나 “아직은… 글쎄요.”라는 말로 얼버무리곤 했습니다. 성경책을 읽을 때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공감하며 읽어 나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만, 성경책을 덮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일상으로 순식간에 공간이동한듯 돌아왔습니다. 저의 이 완고함의 마지막 숙제는 ‘내가 하나님을 믿는 삶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길인가, 아닌가?’였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하나님을 믿고, 10년 20년 나의 시간과 열정을 쏟았는데, 누군가 나타나서 “너는 잘못 알고 있어.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없어. 너는 여태 잘못 살았어. 어떡하니?”라고 말하고, 이말이 강하게 공감되었을 때, 그동안의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분해서 한순간에 무너지게 될 것 같은 두려움, 이 두려움은 특히 여기 두바이에 있는 무슬림을 보면서 더 단단해지는 듯 했습니다. 이들의 신실하고도 신실한 종교적 삶이 그리스도인들의 입장에서 거짓이라면, 그들은 그 오랜 기간 동안 무의미한 삶을 너무나 신실하게 살아가고 있는것이고, 무슬림 입장에서 그리스도의 삶이 거짓이라면, 그리스도인은 너무나 가치 없고 무의미한 삶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니, 저는 손해를 보고 싶은 마음이 1도 없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마음으로 믿음 앞에서 벽을 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는 기쁨은 사라지지 않아서 구약을 통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나아가 통독을 하는 중간 중간 독후감을 써내려갔습니다. 구약 읽기를 마치고 난 뒤 잠시 쉼을 가진 저는 다시 신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믿음에 있어 좀처럼 마음의 문을 활짝 열지 못했던 제가 신약을 읽기 시작하면서 구약의 말씀과 신약의 말씀이 조화를 이뤄나갔고, 그 단단했던 벽을 조금씩 허물어내는 글들이 저의 마음에 작은 파장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일하심의 깊이와 넓이와 시간은 인간인 나는 도저히 이해 할수 없다. 지금 사람들의 삶이 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 하나님께로 오는 길은 하나님께서 각자 그 사람에 맞춰 다르게 만져주실 것을 성경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돌고 돌아 믿음 안으로 왔듯이 말입니다.)
둘째, 누구의 죄가 더 많은가 나는 절대 판단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을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죄가 많은 사람인지 나는 절대 판단할 수 없으며, 그리스도인의 죄가 더 가볍다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셋째,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면 안된다. 사람은 하나님이 지으신 자녀들이며 사람인 내가 그들이 그리스도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다른 사람의 삶이 가치있다 없다 판단할 수 없습니다.
넷째, 그러면 그리스도인은 도대체 뭐가 다른걸까? 왜 나는 굳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야하는 걸까? 저는 로마서에서 그 답을 듣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맡은 특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하나님을 향해 갈수 있는 유일하고도 올바른 지도를 손에 쥐고 사람들)이다. 즉,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 특권을 가지고 성경을 가까이에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받았고, 그에 대한 감사함으로 자신들의 삶을 성실히 살아나가야 할 뿐이지 하나님께서 하나님만의 시간과 길로 인도하고 있는 타인들의 삶을 내가 판단하려 했던 것이 얼마나 큰 교만과 오만이였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한 단계 한 단계의 깨달음을 통해, 모든 인류가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데 무가치한 것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오묘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저는 믿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