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 성명현 선교사 (에티오피아)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 레바논의 영광과 갈멜과 사론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로다” [이사야 35:1-2]
사막에 백합화가 피어나는 것처럼 저희 사역지인 야벨로에도 꽃이 피어났습니다. 바로 비행기라는 꽃입니다. 비행장이 생길 것이라는 소문은 몇 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실제로 제 눈앞에 현실로 이루어 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상상이 지난 9월에 현실이 되었습니다. 수도에서 저희 집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이틀에 걸쳐 운전을 했는데 이제 한 시간만에 도착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꿈 같은 일이 제 눈 앞에 펼쳐졌듯,보라나 백성들의 영적인 삶에도 큰 변화가 있습니다.
보르보르 기숙사 건축
보르보르 기숙사 건축은 수많은 동역자들의 기도 덕분에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시멘트 작업이 모두 끝나고 문과 창문을 달고 있으며 페인트 작업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기숙사 건축을 위해서 보르보르 교회 리더이신 후까 장로님께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이 분은 원래 가족 전체가 무슬림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짜트(마약 성분이 있는 나뭇잎)를 씹고 술을 마시는 방탕한 생활을 했습니다. 2019년 어느 날, 그 날도 짜트를 씹고 술을 마신 후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어떤 사람이 나타나 지금 당장 일어나 교회로 가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잠에서 깨어나 여전히 짜트와 술기운으로 몽롱한 가운데 그 노인의 말을 따라 무조건 교회에 갔다고 합니다. 교회에 가니 저희 신학교를 졸업한 후 전도사님으로 섬기고 있던 타디 전도사님이 설교를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그 설교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서너 번 교회 밖에 나갔다 들어오는 것을 반복했다고 합니다.이것을 지켜 보던 타디 전도사님이 설교 후 이 형제를 불러 조용히 대화를 이어가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한 후까 형제는 그 날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슬림이었던 부인과 가족들은 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핍박을 했습니다. 특히 부인은 지금 당장 다시 이슬람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혼자 신앙생활을 한지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 부인이 ‘짜트와 술을 끊고 완전히 새사람이 된 당신을 보니 하나님이 진정한 신인가 보다’ 라고 고백하면서 교회에 출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무슬림 친구들은 ‘너도 네 아버지를 따라 보라나 예언자가 되어야지 왜 교회에 가서 변절자가 되었느냐’고 핍박했습니다. 이 후까 가족이 속한 ‘라가’라는 씨족의 어느 가문은 전통적으로 보라나 종족 내에 예언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 씨족의 설화는 지금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 오고 있습니다.
옛날 옛적에 쌍둥이를 임신한 한 여인이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채 죽었습니다. 그 여인을 묻고 보라나 전통의 돌무덤에 묻었습니다. 그러자 그 돌무덤 주위에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서로 장난치면서 노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가서 그 아이들을 잡으려고 하면 다시 돌무덤으로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그 아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은 없었습니다. 마을의 한 어른이 꽤를 내어 보라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동그란 나무 열매를 무덤에서부터 자신의 집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하나씩 떨궈 놓았습니다. 무덤에서 나온 이 아이들이 그 나무 열매를 주우면서
보라나 무덤
동그란 나무 열매
그 사람 집으로 갔고 들어갔고 그때에 아이들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잡고 보니 남자 아이의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집 주인은 여자 아이는 놓아주고 남자 아이만 키웠다고 합니다. 이 아이가 자라서 결혼을 하고 ‘라가’라는 씨족의 조상이 되었고 이 후손들은 보라나 종족의 미래를 예견하는 예언자 역할을 해 왔습니다.
지금도 후까의 아버지에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내년에 비가 많이 내리는지, 집 안의 운명은 어떻게 될는 지 질문을 많이 합니다. 문헌에 보면 1920년대에 유명한 보라나 예언자가 ‘보라나는 이슬람이 아닌 기독교를 믿어야 번창할 수 있다’는 예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예언 때문인지 현재 보라나 내에 이슬람은 전혀 확장되지 못하고 기독교는 소리 없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아주 다양합니다. 그 중 많은 무슬림들은 꿈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통해서 주님께로 나아오고 있습니다. 후까와 같이…
야벨로 신학교의 새 학년
야벨로 신학교의 학생들은 이제 1학년 과정을 마치고 2학년 새학기를 맞이했습니다. 주간반 15명의 학생 중 두 명이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 명은 가축을 돌볼 사람이 없어 부모님의 권유로 부모님을 도우려 학업을 중단했고, 다른 한명은 자기 의지로 중단했습니다. 남은 일 년을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그 동안 배운 지식으로도 교회 성도들을 섬기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기에 큰 아쉬움은 없습니다.
이훈 다윗
보라나 사역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한 많은 어린 학생들을 도와오고 있습니다. 제가 일일이 기억하지 못할 만큼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저를 찾아와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친구는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는 정있입니다. 그 만큼 감사를 모른 채 받는데 익숙한 보라나 사람들이기에 저 역시 기대를 하지 않고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 한 달 전에 십 수년 전에 약 5년가량 재정적인 지원을 한 아이가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청년이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기에 어리둥절했지만 그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니 기억을 더듬어 누군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훈 다윗’ 이라는 이름의 학생이었습니다.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이 학생은 부모님과 일곱 형제 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으로 전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였고, 어머니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자녀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자녀들이 많다 보니 혼자 양육할 수 없어 제가 이훈의 학비를 지원해 주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얼마 되지 않는 재정이었지만 그 가정에는 나름 큰 도움이 되었는가 봅니다. 이 청년은 현재 대학에서 약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대학 공부를 하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신학의 몇 과목도 수강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작은 도움이었지만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고, 대견하게도 앞으로 지역 교회에 리더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비전도 품고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절에 예수님의 치유에 감사를 전하러 찾아 온 한 명의 나병환자에 대한 설교를 들으며, 그의 감사를 듣고 예수님께서 얼마나 감격하셨을지..그 마음 또한 이훈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알리
알리는 야벨로에서 저희 막내 재이와 친하게 지내던 무슬림 친구입니다. 제가 야벨로 타운을 걸어 갈 때 주위 현지인들이 ‘차이나, 차이나’ 라고 놀리자 이 아이가 저에게 다가와 ‘저들은 다 바보 같은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너무나 어른스럽게 말을 걸길래 제가 재이에게 소개시켜 친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희 집에 자주 찾아와 재이와 함께 여러 놀이도 하고 식사도 함께하곤 했습니다. 재이가 대학을 진학한 후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었는데 약 삼 주 전에 저를 찾아와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알리 역시 아다마 공과대학을 진학하여 1학년을 마친 후 에티오피아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정비사 훈련과정에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수도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족 모두 무슬림이었지만 가끔 저희와 식사를 할 때 식사기도를 함께 하곤 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없었기에 조심스롭게 수도에 있는 한인 선교사님이 운영하는 교회에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있기에 신앙의 자유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형제가 그곳에서 주님을 만나 아름다운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1.
보르보르 기숙사 건축이 온전히 마무리 되어 그곳에 머물면서 공부를 하게 될 학생들 모두 주님을 구주로 영접할 수 있도록
2.
후까 형제와 그 가족 모두 주님만 섬기는 온전한 믿음의 가정이 되어 보르보르 교회의 기둥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3.
알리 형제가 주님을 온전히 영접하고, 그 가족 모두 구원 받을 수 있도록
4.
저희 자녀들(재빈, 재하, 재이)이 모두 주님을 인격적으로 알아가고, 재빈이가 하루 속히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