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주보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우인선 청년 (두드림 청년공동체)
“주님, 지금 이 시간 제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나요?”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후, 순식간에 변한 일상 속에서 두려움과 혼란을 느끼며 하나님께 여쭤보았다. 답은 빠르게 떠올랐다. 바로 기도하는 것이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라는 말씀과 함께, 혼자 기도하는 시간 외에도 여럿이 함께 기도하는 자리를 더욱 찾으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렇게 3월 4일부터 새벽기도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올해 두드림 청년공동체에 중보기도팀이 새로 생겼다. 기도를 마친 후에는 “오기완!”(오늘 기도 완료!)을 올리는데, 새벽기도를 시작한 후로는 밤이 아니라 아침에 올리게 되었다.
이곳에서 기도하기로 결단해서일까? 회사에서 한국에 들어가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허가했을 때, 그렇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선뜻 한국으로 가겠다는 마음이 서지 않았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해서 나를 책망하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내게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해도 어쩐지 쉽사리 한국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두드림 J국 미션트립이 취소되기 직전, 릴레이 기도를 제안하며 올렸던 기도문이다. 지금도 중동을 위해 비슷한 내용으로 기도한다. 주님께서 중동 땅 구석구석을 보혈로 덮어주시고, 주님이 찾으시는 영혼들이 그분께로 돌아와 자유와 치유를 경험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다만 두바이에 남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부모님의 반대였다. 두바이가 유령 도시가 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날부터는 반대가 더욱 거세졌는데, ‘부모님과 다투면서까지 남는 것을 과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께서는 부모님을 공경하라고 말씀하셨다(출20:12). 부모님께 나의 생각을 말씀드린 후, 그래도 들어오라고 하신다면 한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모님께 나의 신앙고백과 함께 지금 상황에 대해 주님께서 주신 마음을 나누었다.
다음 날, 엄마가 전화를 통해 나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최근에 엄마가 염려돼서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어제 인선이 네 말을 듣고 그 기도가 떠올랐어. 엄마 아빠는 네가 걱정돼서 한국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하나님을 신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가 기도하며 받은 마음이 그렇다면, 엄마 아빠는 네 선택을 존중할게.”
부모님과의 갈등이 두바이에 남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온전히 해결되고 가족이 하나님을 향한 신뢰로 하나 된 것이 무척 감사했다. 또한, 주님께서 이곳에 남아 기도하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 든든했다.
그렇게 두바이에서 기도의 자리를 지켰다. 새벽기도와 온라인 금요기도회 자리 외에도,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30분에 <두드림 온라인 말씀기도>의 자리를 통해 중동과 교회를 품고 기도했다. 그리고 출퇴근길에, 또 산책하는 길에 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고, 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3월 18일에 시작해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30분에 드려지고 있는 두드림 온라인 말씀기도. 이 시기에 함께 모여 말씀을 읽고 중동과 교회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무척 감사하다.
올해를 시작하며 주님께 기도의 영역에서 충성의 열매를 맺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돌아보니, 이 시간이 그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가 아니었을까? 이 기간은 분명 뜨겁게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나의 오류와 부족함을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루를 말씀과 기도로 시작했음에도 일터에서 딱딱하게 굳어진 나의 마음을 발견하는 순간, 들려오는 뉴스로 인해 낙심하게 되는 순간, 내 안에 사랑이 없음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스스로가 부끄럽고 지치는 날에도 기도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예수님”(롬5:8)의 사랑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중동에서 살아가는 동안, 그리고 나의 평생에 주님을 더욱 알아가기를 소망한다. 생명을 살리는 그분의 사랑이 나의 삶 속에 넘쳐흘러 내가 서 있는 환경 속으로 강같이 흘러가기를,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나의 삶 속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새로 생긴 취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전거를 타며 주님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Kite Beach - DIFC - Dubai Design District 를 잇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눈에 들어오는 건물과 사람들을 품고 기도하고, 때로는 입을 열어 찬양을 부르고, 그날의 아름다움(살갗을 훑고 가는 시원한 바람이라든지, 물 위에서 반짝이며 부서지는 햇볕이라든지…)을 통해 주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