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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

김우주 학생 (청소년부)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6월, 정들었던 청소년부를 졸업하게 될 고3 김우주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해외 발령으로 두바이에 온 지도 어느덧 4년째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쉴 틈 없이 달려왔는데, 감사하게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기회가 생겨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사실 처음 두바이로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축구에 빠져, 오기 직전까지 전문적으로 훈련받던 축구 꿈나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바이라는 낯선 땅으로 떠난다는 사실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축구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만약 그때로 돌아가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저는 기꺼이 두바이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두바이에서 4년을 보내며 뼈저리게 느낀 점 중 하나는 ‘세상은 정말 넓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에만 머물렀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 그리고 경험하지 못했을 귀한 순간들을 이곳에 왔기에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셨다고 믿습니다. 어른들께 늘 듣던 “친구를 잘 만나야 한다”라는 말씀의 깊은 뜻도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
이전까지 제게 교회는 그저 ‘어머니를 따라가는 곳’, ‘일요일 아침 축구 훈련이 끝나고 들르는 곳’, 혹은 ‘수련회 밥이 맛있는 곳’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두바이한인교회 청소년부에서 또래 친구들과 선후배들을 만나 신앙생활을 하며, 제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자녀로 거듭나는 과정을 한 걸음씩 밟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 곁에서 신앙을 키워가는 과정이 때로는 서툴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진솔한 마음과 서로를 향한 사랑 덕분에 하나님께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제게는 너무나 과분하고 감사한 인연들이었습니다.
두바이에서의 수많은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우간다 EBS 아웃리치입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절대 해보지 못했을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핑계와 불평이 가득했던 제 모습을 반성하며 우간다 아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기쁘게 예배하고 찬양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을 보며 ‘교회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배의 본질은 시간과 장소가 아니라, 예배드리는 사람의 중심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 귀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예배자로서 제 모습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다듬어 나가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청소년부 JG 찬양팀과 함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먼저 청소년부 선생님들, 그리고 이규진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소년부에서 점점 고참이 되어가며, 선생님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는지 새삼 느낍니다. 중고등 시절은 사춘기 등 다양한 변화의 단계를 거치는 시기인 만큼, 선생님들께서 저희와 공감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개인의 귀한 시간을 할애하며 희생하신 그 사랑을, 저희는 늘 함께한다는 익숙함에 속아 당연하게 여기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제대로 된 감사 인사 한 번 드리지 못했던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청소년부를 위해 헌신해주심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JG 찬양팀을 포함한 청소년부 모든 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모두 제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성격상 표현이 서툴러도, 사실은 이 사람들을 정말 많이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최근 들어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저보다 성숙했던 동생들, 그리고 든든한 본보기가 되어준 형과 누나들과 교제했던 기억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소중해질 것 같습니다. 제 믿음이 흔들릴 때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믿음이 굳건할 때는 영적 동지가 되어준 우리 친구들 모두를 정말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주님의 은혜가 늘 넘치기를 축복합니다.
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축구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축구를 그만두고 두바이에 가야 한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는 부모님을 많이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남들은 학원 다니고 과외 받으며 공부할 때 축구만 했던 내가, 국제학교에서 생소한 영어로 공부를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그때마다 부모님께서는 이 길이 우리 가족의 결정이 아닌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길이며, 그 길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그 뜻을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갑니다. 제가 하나님의 자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사랑으로 기도해주시고,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사자성어를 배웠습니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억지로 하려 함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마치 지난 4년간의 제 모습을 요약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 인생의 방향키가 하나님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진 채 제 힘으로 모든 걸 바꿔보려 애썼습니다. 그리고 제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제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비로소 제 삶과 계획이 저의 열심이 아닌, 오직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때 그분의 뜻대로 이루어짐을 고백합니다. 우리 인생의 항해자는 하나님이시기에, 때로 우리의 계획이 어긋날지라도 주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맡기는 삶을 살아야 함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붙잡으려 애쓰는 것은 결국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졸업생 동기들과 청소년부 친구들에게 다시 한번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금은 느리고 더딜지라도, 천천히 신앙의 계단을 쌓아가며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