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선함이여 찬송하는 일이 아름답고 마땅하도다” (시편 147:1)
안녕하세요. 4부 예배 브엘세바 총무 박현선 집사입니다. RAK 교회 브엘세바 성가대를 매거진을 통해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워낙 규모가 작은 성가대이다 보니 존재를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지만, 브엘세바는 락 성전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성가대입니다. 어느새 제각기의 나이테를 가지고 한 나무로 자라가고 있는 브엘세바 성가대의 생존기를 소개합니다.
1. 우리는 브엘세바에 진심입니다.
성가대로 노래할만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는 ‘해야만 해서’ 노래하는 사람들입니다. 성가대로서 마땅히 할 ‘일’을 하게 된 우리에게는 일에 따른 보상보다는 희생, 헌신, 자기 절제, 그리고 얼마 간의 침묵이 필요했습니다.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편안함, 자유함, 수월함은 침묵과 함께 닫아 걸고 주 1회 예배를 위해 주변에 정돈할 것들, 맞서야 할 것들과 함께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들은 왜 그리 잇달아 있는지. 여유로운 환경, 풍족한 자원으로 시작할 수 없었기에 너그럽지 못했던 시간은 우리 중 누군가가 대신 져주는 짐으로 버텨내야 했습니다. 비거나 빠지거나 모자라는 일도 매번 발생했지만 각자의 경계를 넘어 빈틈을 메우기를 어느덧, 우리는 이와 잇몸처럼 맞닿아 있는 서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인 건지 흔들린 건지 모를 시간들이 우리에게 쌓이기 시작하고서야 브엘세바라는 이름이 우리가 함께 자라 나갈 통로가 되고 있음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고, 담벼락에서 뱅뱅 돌기만 하던 것 같은 우리의 버둥거림은 마침내 담을 타고 뻗어나가는 담쟁이 덩굴의 그것과 닮아가기 시작했습니다.
2. 하나님은 브엘세바에 진심이십니다.
RAK에 한인들이 꽤 거주했던 예전에는 성가대석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많은 대원이, 대곡들을 부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락을 떠나 귀임하는 분들이 늘어나자, 성가대는 인계받을 사람조차 없었고 모든 게 불투명했습니다. 브엘세바는 곧 ‘해체’될 거라는 생각이 공공연히 감돌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해체를 생각할 때, ‘합체’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혼자서는 완전체가 될 수 없는, 두 셋이 합쳐야 겨우 하나가 되는 부족함 투성이인 우리를 데리시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브엘세바라 불러주시며,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게 하여 함께 하나님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항상 좋을 수만은 없었던 삶 속에서 지쳐갔을 때,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상처 자국이 남아 있는 채로 노래해야 했을 때, 하나님의 돌보심을 믿지 못해 자꾸만 시선을 땅에 내리게 되는 비루한 마음이었을 때에도 우리 노래를 부끄럽다 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은 상심한 우리에게 기름 부어 주시고 씻겨 주셨습니다. 우리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받아 은혜로 싸매주시며 영화로운 찬양으로 여겨 주셨습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이끌어 주심이었고 ‘너와 나는 하나다, 너의 부족함에 대해 아무 걱정하지 말아라, 너의 부족함을 내 완전함으로 채워주겠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매주 우리에게 들려주셨습니다.
3. 브엘세바는 언제나 전성기입니다.
이제 락 성전에 남은 사람도 얼마 없는데, 떠나야 할 사람들은 계속 나오고 있네요. 성가대도 예외는 아닙니다만 “그가 별들의 수효를 세시고 그것들을 다 이름대로 부르시는도다”라는 시편 147편 말씀처럼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소망합니다. 찬양하게 하실 사람을 불러 주시기를. 하나님을 찬송하는 아름다운 일에 쓰실 일군들을 모아 주시기를. 메마른 광야, 브엘세바의 땅에 강인한 생명력으로 꿋꿋하게 버티고 선 에셀나무들처럼, 특별한 것 없는 화음, 특별할 것 없는 곡들이지만 푸르름을 잃지 않는 나무로 자라는 브엘세바는 언제나 전성기입니다. 어떤 성가대의 모습이든지,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은 영원할 것입니다.
“이 성전의 나중 영광이 이전 영광보다 크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내가 이 곳에 평강을 주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학개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