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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교회력 이야기 (24-4월)

3월 31일(주일) 부활주일 (…) 5월 9일(목) 주님승천일 5월 19일(주일) 오순절 성령강림일

부활주일, 이후 기쁨의 50일

부활주일 이후부터 50일간 계속되는 부활 절기는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로 불리며, 부활주일과 오순절 성령강림일을 연결하는 교회의 첫 번째 절기이다. 곧 부활절기는 부활주일부터 시작하여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에 그 절정을 이루는 50일간의 기쁨의 절기이다.
이 절기는 교회가 탄생한 이후 3세기 동안 갖고 있던 유일한 절기였으므로 대림절과 사순절보다 더 오래된 절기이다. 히브리인들이 유월절로부터 오순절까지의 기간을 “호멜절”(Omer Days)로 지켰던 것처럼, 초대교회도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 때까지 50일 동안을 완전한 기쁨과 승리의 기분으로 지속하였다.
이 절기가 갖는 기쁨과 승리의 기분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도저히 알거나 되찾기 어려울 만큼 초대교회 교인들을 지배하여 왔다. 그러므로 교회력에서 이 50일간의 기쁨의 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예배학자 토마스 탈리(Thomas Talley)는 “초대교회는 이미 1세기에 부활잔치를 50일 간 계속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교회의 개신 교회 내에서는 아직도 이 절기에 대한 정확한 의미규정은 물론이고, 용어조차 번역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결과적으로 개신교 내에서는 이 기쁨의 50일간의 절기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래서 7주 동안 계속되는 이 기쁨의 부활 절기 동안에 어떤 설교자들은 고난과 환란에 대해서 설교하기도 하고, 십자가에 대해서 설교하기도 한다. 즉 부활절을 하루의 잔치로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부활에 대한 내용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파스카(Pascha) 절기의 명칭
현재 부활 절기를 가리키는 용어로는 두 가지가 사용되고 있는데, 하나는 파스카(Pascha) 절기라는 단어이고, 또 하나는 기쁨의 50일이라는 용어이다. 먼저 부활 절기를 가리켜 “파스카 절기”라고 부른 것은 자칫 “파스카(pascha)”라는 명칭이 부활사건을 지칭하는 것으로만 국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활 절기를 나타내는 “파스카 절기”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그 다음에 “기쁨의 50일”이라고도 부르는데, 부활 절기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기쁨”(A most joyful space of exultation)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대교회는 부활주일부터 오순절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간을 하나의 잔치같이, 하나의 “큰 주일”같이 기쁨으로 보냈다. 그러므로 부활 절기를 가리켜 “파스카 절기” 또는 “기쁨의 50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절기 동안에 금식은 금지되었으며, 슬픔과 회개의 표현으로서의 무릎 꿇음은 허락하지 아니하고 서서 기도하였다. 파스카 절기 기간은 단절되지 않는 한 기간으로, 기쁨으로 보내는 연속적인 기간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니케아 회의(Canon 20)는 이 기간 동안에 무릎을 꿇는 일을 공식적으로 금지시키고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기쁨을 표시하는데 대한 방해가 될 요소들의 금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적어도 2세기정도에는 범 교회적으로 단일화되어 시행되고 있었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쁨의 50일”의 역사적 의미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의 기쁨과 찬송은 부활주일 아침부터 오순절(Pentecost) 성령강림주일까지 계속되었다. 즉 초대교회에서는 감사와 기쁨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의 신비를 지키던 부활주일 혹은 “부활절 성삼일(Easter Triduum)”만 축하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50일간 계속되었다.
이 “파스카 절기”는 50일간의 교회력 기간이며, 부활주일에 시작한다. 이 절기는 50일째 되는 주일(성령강림주일)에 종결이 되는데, 이 날이 4세기 후반 이후에 “오순절 일요일”이라고 불렸다. 그러므로 이 절기는 부활의 기쁨과 찬양의 메아리가 부활절 주일 아침부터 오순절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 내내 진하게 배어 있는 절기이다. 바로 이 기간이 소위 “기쁨의 50일”이다.
그런데 이 “파스카 절기”를 지키는 관습은 해마다 부활주일을 지키는 관례만큼이나 오래된 전통이었다. 초대교인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7주 혹은 50일간의 기간으로 부활절을 확대시켰다. 그런데 원래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의 기간은 유대인의 “오순절”(Pentecost: 50일)에 해당되는 기간이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이 기간의 명칭이 “오순절”이라고도 불리었다. 그러나 후에 오순절 성령강림주일(The Day of Pentecost)이 오순절(Pentecost)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매김을 하면서부터 부활절 50일간을 의미하던 Pentecost(문자 그대로 50일이라는 의미)라는 명칭과 혼란이 빚어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오순절이라는 말은 유대교의 3대 절기 중의 하나의 명칭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재 전 세계의 개혁교회들은 오순절 성령강림주일(The Day of Pentecost)과 유대인의 오순절(Pentecost: 50일간)의 혼돈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 주일 때까지의 명칭을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 혹은 Eastertide)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펜테코스트(Pentecost)”라는 단어는 이제 50일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부활절기의 마지막 날인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을 지칭하는 단어로 국한하기로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부활절이 한 주간만 지키는 절기가 아니라, 50일간이나 계속되는 교회의 가장 큰 기쁨의 잔치 기간이라는 사실이다.
→ 출처: 총회 한국교회연구원, 기쁨의 50일 자료 http://www.rcpck.org/